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그리고 씨엠립 두 달 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늦잠을 자고 10시쯤 일어나 예능을 보고 점심을 먹고, 한국영화 두편을 봤다. 친구네 케이블은 업데이트가 빨라서 영화도 드라마도 최신작이 많다. 미드도 영드도 못 보던 것까지 많아서 하루 종일 티비만 봐도 두달은 모자랄 정도다. 사실 여행 계획도 없었지만 이렇게 흐지부지 보낼 생각도 없었다. 근데 밖에 나가도 딱히 할 거리가 없고, 또 현재 한국은 코로나19 때문에 게다가 씨엠립 역시 관광객이 너무 없어서 문 닫은 곳도 많았다.
4일 후면 친한 동생이 오는데 걱정이다. 저녁을 먹고 예능 하나를 보고 씻고 쉬다가 밤 10시쯤 스팸메일에 홍콩항공에서 한국 가는 비행기 편이 취소되었다는 이메일이 와서 갑작스럽게 여행사에 문의하고, 홍콩 숙박도 아고다에서 원래 환불 불가 상품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환불 100% 된다고 나와서 바로 취소했다. 항공편은 일단 홍콩-인천만 취소가 되었는데 이렇게 되면 방콕-홍콩 편은 내가 타지 않아야 하거나 이편도 취소나 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단 너무 늦은 시간이라 문의만 해놓고 쉬다가 잤다.
여행 사담] 이때가 2020년 2월 말 한국은 코로나가 막 시작된 시기라서 3월 초 씨엠립으로 오기로 한 동생이 다행히 비행 편은 취소가 되지 않아서 씨엠립으로 잘 왔었고, 안타깝게도 돌아가는 항공편은 계속 취소되는 상황이라서 아마 원래 방콕 경유였는데, 취소되고 쿠알라룸푸르 경유해서 들어가는 걸로 들어갔던 걸로 기억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항공권이 취소되고 여행이 한 달 넘게 딜레이 되어서 한국에 3월에 못 들어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더랬다.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나의 MBTI는 파워 J라서 계획형인데 이때 항공권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더랬다. 물론 좀 더 여행하는 건 좋았는데 문제는 집에서 방콕 하는 거랑 방콕에서 방콕하는거랑 별반 차이가 없었더랬다. 그렇다고 관광을 잘할 수 있었던 환경도 아니었고, 또 씨엠립이나 방콕 모두 내가 숫하게 많이 다녔던 곳이라서 웬만한 관광지는 다 돌아본 상태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