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그리고 씨엠립 두 달 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약 3박 4일간 가정부 친구가 집으로 가서 없다. 지난번엔 갈 때 깨우더니 어제 내가 잔다고 하니까 안 깨우고 갔나 보다. 10시쯤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었다. 예능 보고 쉬다가 12시가 넘어서 점심을 대충 먹고 어제 마저 보던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 다시 잘 보고 강아지랑 놀면서 잘 쉬었다. 강아지 밥 주고 쉬다가 6시 반쯤 저녁 먹고 친구가 7시가 조금 넘어서 왔는데 오늘 밸런타인데이라면서 초콜릿을 줬다.
이제 이 나이쯤 되면 생일도 기념일에 선물은 그닥 챙기지 않게 되는데 친구는 안 그런가 보다. 씻고 쉬다가 잘 잤다.
여행 사담] 나는 굉장히 짠순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영향으로 아껴 쓰다 보니까 습관이 그렇게 된 것도 있고, 집안 형편이 좋았던 편은 아니었던 것도 있었다. 고등학교 때 생일에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고, 밥을 사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 받았던 용돈이 3만원 정도였는데, 친구들과 하는 계가 일 500원이라 한달치를 내면 15000원이 남았고, 그걸로 버스비하면 생일턱은 못 쐈다. 그래서 몰래 화장실에 가서 교복 치마 주머니를 찢었던 기억이 난다. 돈 있었는데, 떨어졌나 봐… 하면서 친구가 돈을 빌려줬고, 친구들하고 피자를 맛있게 먹고, 다음 달에 돈을 갚았나? 아마 엄마한테 이야기해서 갚았나? 그랬을 것 같다. 용돈을 받으면 일단 안 쓰고, 저금하거나 계모임 회비로 먼저 다 지불하고 나머지 돈을 쓰거나 그랬던 걸로 기억한다. 이런 에피소드가 사실 많은데, 어떻게 보면 처량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이렇게 내가 아꼈기에 지금의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은 너무 좋고, 또 아직도 내 몸에 흐르는 짠순이의 피는 어쩔 수 없구나…라고 느낄 때도 있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