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 지 한 달 하고 2주 차가 지나고 있다. 치앙마이에서 4주 그리고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2주가 지났고, 앞으로 캄보디아에서는 아마도 6주 정도 더 지낼 예정이라 어쩌면 여행의 딱 반 정도 여행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번 여행은 여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게, 관광을 거의 안 하고 현지 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치앙마이에서 마지막 주에 발에 불똥 떨어지듯 치앙라이를 다녀오고, 한달살이 카페에서 그랩 셰어 글을 올려 만난 친구들과 마켓 투어를 했다. 이게 내가 치앙마이 한달살이의 관광의 끝이었다. 나에게 치앙마이는 다섯 번째정도 되는 것 같다. 처음 갔을 땐 트래킹이나 관광을 했고, 이번 여행은 사실 비행기 티켓값이 싸서 급작스레 떠난 여행이라 그런지 준비기간이 없었다. 물론 준비를 더 오래 한다고 더 관광을 많이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3월 여행에선 맛집도 가고 카페도 갔지만 이번엔 그렇진 않았다. 그래서 더 여유롭고, 더 행복지수가 높았다. 하지만 여행기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여행기가 아니라 일기에 가깝다 ㅎㅎ
치앙마이 4주살이가 끝나고 씨엠립에 돌아오자마자 (나에게 씨엠립은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수업이 있다는 친구는 수업을 취소했다면서 공항에 마중을 나왔고, 친구네 집 두 달 살이가 시작되었다. 이 친구는 내가 캄보디아 첫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메일을 주고받았던 햇수로 11년 지기 친구이다. 11년 전 3월 캄보디아 여행을 계획하던 중 프놈펜이 치안이 좋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일행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가 나에게 게스트하우스 오픈하는데 우리 게스트하우스에 와주지 않으렴? 신선한 홍보메일로 나에게 제안을 보냈던 친구! 그리고 나는 그 게스트하우스의 첫 손님으로 그들(부부)과 11년 동안 친구로 매해 캄보디아 씨엠립을 방문하고 있다.
나에게 씨엠립은 내 친구가 있는 곳이자 눈감고도 다닐 수 있을 만큼 자신 있는 내 구역이다. 2주 동안 관광은 하나도 안 하고 친구네서 차려주는 밥 먹고, 드라마나 예능 보면서 쉬고, 친한 언니 동생도 만나고 정말 내가 꿈꾸는 한량처럼 지내고 있는 중이다. 이번 비행기 티켓을 끊을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씨엠립 부동산 시세도 알아보려고 부동산 몇 곳 가서 집도 보러 다니고 있다.
앞으로 6주 동안에도 아마 거의 비슷하게 한량처럼 친구 집에서 지내면서 잘 쉬고 놀고먹고 할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