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동 나들이

오늘은 연극을 보러 간다. 사실 나는 연극과 별로 안 친하다. 한데 4년 전쯤인가? 캄보디아 압사라 앙코르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게 인연이 되어 이제까지 언니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영민 언니는 연극배우이다. 언니는 공연을 할 때면 항상 우리를 초대해 주었다. 작년 연극에서는 나와 수진 언니가 스케줄이 모두 안 맞아서 결국 못 봤는데, 언니 말로는 주인공에다가 연극 자체도 정말 재밌었다고 한다. 한데 이번 연극은 어렵고, 무거운 주제에 언니는 한 시간 후에 약 20분 정도만 나온다고 기대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수진 언니는 우리 중 제일 맏언니인데 지금 다니는 회사를 8년째 다니고 있고, 내가 기억하는 언니는 책을 너무나 사랑하고 다방면에서 많은 걸 알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음악이면 음악, 책이면 책 등등 이번에 수진 언니를 만났더니 4월쯤에 시칠리아로 여행을 간다고 한다. 언니는 멋진 사람인 것 같다. 몰타나 시칠리아로 여행을 떠난다는 건 참 멋진 일인 것 같다. 사실 이 두 곳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ㅎㅎ

 

 

우리는 캄보디아에서 만나서 한국에서 돌아와 몇 번의 만남을 가졌고, 적어도 일 년에 한 번쯤은 보는 사이이다. 언니들은 나를 만나면 캄보디아 여행을 다시 떠나는 것 같아서 좋다고 했다. 나 역시 언니들을 만나면 새록새록 기억들도 나고, 즐겁다.

 

 

오늘 영민 언니 연극을 보기 위해 혜화동으로 향했다. 수진 언니랑 7시쯤 혜화역에서 보기로 했는데, 내가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티켓도 받을 겸 공연장으로 향했다. 영민 언니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잠깐 입구에서 볼 수 있다길래 언니를 거의 1년 만에 봐서 그런지 너무 반가웠다. 언니는 분장을 했다며, 부끄러워했고 ㅎㅎ 나는 그런 언니가 조금 멋있어 보였다 ㅎㅎ 잠깐이지만 언니 얼굴을 봐서 좋았고, 준비해 간 선물을 잠깐 전해주고 수진 언니를 만나러 갔다.

 

 

수진 언니랑 혜화역에서 만나서 일단 저녁을 먹으러 ㄱㄱ 간단하게 라볶이에 김밥 먹기로^^ 수진 언니도 오랜만에 보는 거라 정말 반가웠다. 언니는 내가 다녀온 여행에 대해서 물어보며, 본인도 4월에 시칠리아에 가겠다고 말하며 눈빛이 반짝였다 ㅎㅎ 역시 우리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인가 보다 ㅎㅎ 저녁을 맛있게 먹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수진 언니는 60D에 표준줌렌즈를 가지고 있었는데, 렌즈가 너무 무거웠는지 단렌즈로 바꾸고 싶어 해서 내가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주고, 다행히 내 렌즈도 잠깐 맛보게 해 주고 ㅎㅎ 공연을 보러 들어갔다.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 「정의의 사람들」 연극은 언니가 이야기한 것처럼 무겁고, 어려웠지만 지루하거나 재미없지는 않았다. 사실 기대를 안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좋은 작품이라는 게 보는 내내 알 수 있을 만큼 몰입도는 컸다. 우리나라 시국이 시국인지라 오히려 더 이작품이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다 ㅎㅎ 언니는 한 시간 뒤쯤 나왔고, 멋진 연기를 펼쳐주었다. 그리고 곧 연극은 끝났고, 언니랑 맥주 한잔 하러 가기로^^

 

 

언니 말로는 오늘은 다른 배우들도 실수도 많았고, 언니의 연기도 자신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고.. 어제랑 그제 훨씬 잘했는데 아쉽다면서 ㅎㅎ 나랑 수진 언니가 보기엔 오늘도 잘한 것 같았는데 언니는 아쉬웠나 보다. 오늘 언니 공연을 보러 와 준 다른 분들과 함께 언니랑 맥주 한잔을 했는데, 이런저런 연극 이야기와 우리 여행 이야기를 12시가 넘어서까지 했고, 수진 언니 차 시간이 늦어서 결국 우리는 아쉽게 헤어졌다. 나도 지하철이 중간에 끊어져서 심야버스로 환승해서 집에 잘 왔다.

 

 

정말 오랜만에 언니들 봐서 너무 좋았고, 또 언니 연극도 재밌어서 좋았다. 한데 언니들 준다고 가져간 야돔을 수진 언니한테만 주고 영민 언니한테 못줬음 ㅋㅋ 다음에 줘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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