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7 – 무계획 제주여행 셋째 날

오늘은 제주에 사는 친한 언니를 만나기로 했다. 내가 20대 중반에 가이드 모임을 나 갔을 때 아주 풋풋한 시절에 만난 우리는 정말 재밌는 시간을 보냈더랬다. 그렇게 풋풋했던 20대의 그녀들은 이제 한 사람은 노처녀가 되어있고, 한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제주에 살고 있다.

 

 

그래 난 해님과 친했지

 

어제저녁 노을을 보며, 오늘 언니를 만나니까 날씨가 참 좋아지겠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멋진 날씨였다. 새벽 6시에 도미토리룸에서 들려오는 폰 벨소리에 잠이 깬 나는 악몽을 꾸고 있었더랬다.

 

 

 

새벽 4시부터 깬 동생 말로는 공포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내가 갑자기 중얼대 엄청 놀랐다고 했다. 꿈속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모함을 당하면서 너무 억울하고 분한 상태였더랬다. 게다가 내가 꿈인지 인지했고, 게다가 내가 말을 하고 있구나도 느꼈더랬다. 잠이 깨고 나서도 그 공포감과 분함은 가시질 않았더랬다 ㅎㅎ

 

 

동생과 커피 한잔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 내 맘을 아는지 해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아주 제주스러운 날씨에 우리는 행복함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다시 겟하로 돌아와 카메라를 가지고 다시 나갔다.

 

그래, 하늘이 돕는구나.

 

 

오늘 하루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은 느낌였다. 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고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 정리를 하고 언니를 만나러 숙소를 나섰다. 아 날이 너무 좋구나.

 

 

조금 일찍 나와서 땡볕에 진짜 제주를 느끼며 버스를 타고 언니네 집으로 갔다. 오늘로 두 번째 본 윤준이는 이모가 좋은지 살인미소를 시도 때도 없이 날려주었다. 덕분에 좋은 사진들이 많아졌다.

 

윤준이 우유를 먹이고 유모차를 끌고 근처 샤브샤브 샐러드 뷔페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윤준이는 잠이 들었고 언니랑 나는 정말 맘껏 배 터지게 먹었다. 언니는 지난 4월 만났을 때보다 10킬로가량 감량한 상태였는데 아직도 다이어트 중이라고 했고, 점심은 마음껏 먹는다고 해서 뷔페에서 정말 맘 놓고 먹었다.

 

 

 

윤건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올 시간쯤 우리는 후식까지 든든히 먹고 윤건이를 픽업해 언니네 집으로 향했다. 윤준이와 윤건이는 둘이 잘 놀았고, 난 배가 너무 부른데다 아침에 악몽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잔 터라 조금 많이 피곤했더랬다. 오늘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조금 일찍 헤어지기로 했다. 우린 내일 또 만나기로 했으니..

 

 

언니네 집 앞이 종점이라 쉽게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오늘은 저녁이 되어도 쌀쌀하지 않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셋째 날인 오늘이 가장 아름다웠다. 숙소로 돌아와 보니 동생은 쉬고 있었고, 점심을 안 먹은 터라 저녁을 바로 먹으러 갔다. 고기국수 먹으러 가던 날 이 중국집이 짬뽕이 되게 유명한가 보다 싶었고, 제주 우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는 팻말을 보고 한번 가봐야 했는데 그날이 오늘이었다.

 

 

유니 짜장과 유명하다는 짬뽕을 시켰는데, 우수는커녕 조미료 덩어리였다. 둘 다 반이상 남기고 우리는 마트로 향했다.

 

 

언니가 아침을 안 먹는다는 말에 내일 아침에 먹으라고 과일을 싸줬다. 착한 우리 언니^^

 

 

그래서 내일 아침엔 요거트에 과일을 풍덩 해서 먹을 생각 ㅋㅋ 이것저것 사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내 눈을 의심했다.

 

저 멀리 지는 태양의 모습은 너무 달덩이보다 10배는 커 보였고, 진짜 저게 해가 지는 게 맞냐며 동생에게 되물었다. 그 모습을 둘 다 지켜보느라 사진은 찍기는커녕 금방 해는 저버리고 우리 눈과 마음에 담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포구에 비친 붉은 노을은 정말 멋졌다.

 

 

어제도 오늘도 일몰은 정말 절정이었다.

이렇게 또 제주의 하루가 갔다. 나름 알찼던 하루, 게다가 이틀 내내 흐리던 날씨가 제주 제주 해서 너무 좋았다.

내일도 오늘만큼만 바란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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