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언니가 말했다.
아빠는 외롭지 않겠다고..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그리고 우리 엄마도 만날 테니…
아빠또래의 나이에 계신 분들은 나보다 더 많이 이런 일을 겪겠지… 하는 생각이 장례식장에서 계속 맴돌았다.
큰엄마는 얼마나 힘들까? 동생을 잃은 고모는 얼마나 힘들까? 아빠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아마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조문객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어야 할 큰아버지가 사진 속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사촌언니는 믿기지 않는다는 말만 계속했다.
나는 한번 겪어보았다고, 사촌언니에게 아직은 믿기지 않을꺼라고, 아마도 3개월 후쯤 올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말해놓고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우습고 싫었다.
고모는 나를 보면 엄마가 생각나는지, 옛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 우리가 교육을 잘 받아서 이렇게 3일 내내 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해주었다.
아빠도 그 말에 동의하듯, 외가에서도 엄마가 안 계셔 이제는 연락이 끊어졌다고 서운해한다고 하는 말을 보탰다.
제일 고생이 많았다 내 동생..
다들 고생이 많았지만 제일 먼저 그곳에 도착해서 삼일 내내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언니들도 동생이 고생이 참 많다고 잘 챙겨주라고 했다.
믿음직스러웠다.
동생도 몸살이 났을 텐데, 회사로 출근했겠지… 나는 엄살 부리고 있는데..
최근 석 달 동안 하늘나라로 네분이 가셨다.
그렇게 다녀오면 매번 앓았다.
오늘도 그날..
몸살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