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일차 방콕

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씨엠립 두 달 살이 그리고 방콕 한 달 반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요새 통 새벽에 잠을 못 이룬다. 어제도 그래서 4~5시간을 자서 일찍 잘 줄 알았는데, 아침 7시가 되도록 잠이 안 왔다. 새벽에 미국 시장이 활발해서 사고 싶은 주식을 예약걸어두고 항공권 예약한 거 왠지 만우절날 사진 올리면 안 될 것 같아 한국시간으로 4월 2일까지 기다렸다가 올리고 하느라 뭔가 설레었나 보다. 기분도 나쁘지 않았고, 낮에 먹은 아이스커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7시 넘어서 자서 11시쯤 눈이 떠졌다. 씻고 일어나 보니 메시지가 와있었다. 새벽에 주식하는 친구들에게 미국 주식 사두면 좋을 거라고 메시지 보내놨던 게 있었는데 답변이었다. 질문도 있었고 답변해 주고 시간을 보니 벌써 12시 반! 점심 먹으러 서둘러 나갔다. 

 

 

오늘은 하이난 누들집에 가서 포장을 했고, 가다 보니 옆옆집이 길거리 노점 커피집이라 맛있을 것 같아서 아이스커피 한잔을 포장했다. 한데 커피가 엄청 양이 많았다. 나름 식당처럼 돼있었는데 아주머니는 융드립을 하셨고, 한쪽벽에는 연예인인지 누군인지 모를 사람과 찍은 사진도 걸려있었다. 유명한 커피집인가 싶었다. 포장해서 호텔 와서 보니 커피는 스벅 그란데사이즈보다 훨씬 양이 많았다. 결국 저녁시간까지도 다 먹지 못했다 ㅋㅋ 하이난 누들집은 워낙 맛있는 집인데 오늘은 돼지고기가 약간 냄새가 났다. 

 

 

항상 고소한 돼지고기맛이었는데 아무래도 장사가 평소보다 안되어서 그런지 신선한 돼지고기맛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잘 먹고 씻고 예능 보면서 쉬었다. 저녁은 햄버거를 먹을까 사다 먹을까 고민하다가 푸드판다에 새로 입점한 식당 중에 쏨땀을 파는 곳이 있어서 가격도 저렴하고 괜찮아 보여서 시켰다. 사실 쏨땀은 계속 먹고 싶었는데 가격이 비싸거나 어떤 집은 고기를 안 팔거나 또 어떤 집은 밥이 없거나 해서 못 사 먹고 있었는데 이 집은 다 팔고 가성비도 좋아서 시켜봤다. 

 

옷 입고 나가서 콜라 한 캔 사놓고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배송이 너무 늦어서 거의 7시가 넘어서 밥을 먹었다. 일단 양은 정말 많이 와서 좋았는데, 돼지고기 덮밥의 돼지고기가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쏨땀은 양이 많고 맛있었는데, 너무 맵고 MSG맛이 강하게 느껴진 게 아쉬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다음에도 쏨땀은 시켜 먹을 것 같았다. 사실 주문하고 나서 바로 전화가 왔었는데 태국어로 이야기해서 내가 태국어 못한다고 하니까 전화를 끊었는데 아마도 쏨땀의 맵기 강도를 물어보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다음엔 메시지에 덜 맵게라고 써야겠다. 콜라까지 야무지게 잘 먹고 올라와서 사진정리하고 쉬다가 잘 잤다.

 


 

여행 사담] 김치냐 쏨땀이냐 하면 무조건 김치겠지만 그래도 동남아여행에서 김치가 그리울 때 대체할만한 음식으로 쏨땀만 한 게 없는 듯싶다. 그다음이 신라면 정도? 매운 게 당기는 날이 있는데, 아마 저 날도 그랬던 것 같다. 한국인에게 마늘이라 고춧가루, 고추장은 아무래도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필요한 에너지 요소? 같은 거라서 특히 나처럼 마늘을 좋아하는 1인에게는 김치나 쏨땀은 참 필요한 반찬이 아닐까? 아마 내가 만약에 태국에서 한 몇 년 살아야 한다고 하면, 그래도 태국은 쏨땀이 있으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태국에 한식당도 많고, 배달도 잘 되어있어서 가능ㅋ) 동남아 치고 태국 특히 방콕이나 치앙마이는 충분히 장기 해외살이가 가능한 도시가 아닐까 생각된다. 난 마늘은 좋아하는데 또 생강은 좋아하지 않아서, 생강이나 레몬그라스가 많이 들어간 요리는 잘 못 먹는다. 다행히 쏨땀은 마늘이 많이 들어가는 요리라서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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