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씨엠립 두 달 살이 그리고 방콕 한 달 반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3월의 마지막날! 새벽에 드라마를 보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게 나쁘지 않았다. 요 며칠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부터 컨디션이 회복된 느낌이다.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진에어에서 이메일이 왔고, 어제 받았던 제주항공보다는 훨씬 성의 있는 답변이었다. 사실 제주항공의 답변은 너무 터무니없었다. 예약하지 않는 사람의 답변은 무시하듯 아무런 해답을 주지 않았다. 불확실하다는 답변마저도 없었다. 그래서 좀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진에어는 달랐다. 불확실 하지만 현재로선 이게 최선이라는 답변을 줬고, 나는 믿음이 갔다.
이런 서비스의 차이가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 같다. 앞으로 제주항공보다는 진에어를 이용할 것 같다. 10시쯤 씻고 항공권 좀 알아보다가 드라마 한편을 보고 배달을 시켜 먹을까 아니면 나가서 사 올까 고민하다가 배달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혹시나 밥과 음료를 함께 파는 집이 있는지 찾아봤다. 밥이 비싸면 음료가 없거나 비쌌고, 밥이 저렴하면 음료가 아예 없는 곳이 많았다. 밥도 저렴하고 음료도 있는 곳은 없었다. 20분 만에 찾았음!
푸드판다로 45분 걸린다길래 12시쯤 주문을 했고, 12시 반쯤 왔으면 하고 바랐다. 그렇게 인터넷 하면서 호텔방에서 기다렸고 주문은 12시 20분쯤 바이크로 출발했다는 메시지가 왔다. 대부분 푸드판다는 바이크가 출발하면 Less than 5 min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 메시지에 맞춰서 3층에서 천천히 내려가서 호텔 현관으로 나가면 대부분 바이크가 와 있다. 오늘도 역시 맞춰서 바이크는 왔고, 주문도 잘 왔다. 생각보다 타이 밀크티는 퀄리티가 좋았다. 봉지에 올 줄 알았는데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하지만 치킨라이스 보통을 시켰는데 양이 너무 적었다. 아마 큰 사이즈로 시켰어도 호텔 앞 치킨라이스집의 보통사이즈보다 작다고 느꼈을 것 같다. 포장해 온 용기 자체가 너무 작아서 아쉬웠다. 치킨라이스는 맛있게 먹었다. 양이 작아서 다소 아쉬웠다. 그전에 시켰던 집은 음료가 없어서 아쉬웠다면 이 집은 양 때문에 ㅠㅠ 왜 호텔 앞 치킨라이스집은 문을 닫았을까? 배달만 하시지 ㅠㅠ 암턴 맛있게 잘 먹고 밀크티를 맛있게 먹으며 점심을 보냈다.
태국으로 넘어와서는 대부분 음식 사진만 찍어서 하루에 찍어봐야 10장 미만이라 저녁을 먹고 정리하는 편인데 오늘은 왠지 기분이 좋아서 낮에도 시간이 남으니까 정리하려다가 메모리카드를 침대와 벽 사이 공간에 떨어트렸다. 꼭 이렇게 기분이 좋아서 룰루랄라 하다가 실수를 한다. 항상 촐싹대다가 다치듯 사람은 침착해야 하나보다. 침대 밑에 나무가 움직이지 않아서 큰일 났나 보다 싶었는데, 다행히 힘을 더 주니 움직여서 메모리 카드를 찾을 수 있었다. 갑자기 또 기분업! 되면서 행복해졌다. 사진정리를 잘하고 맛있는 밀크티도 마시면서 드라마를 보았다. 쉬다가 오래간만에 캄보디아인연 정은이가 블로그에 댓글이 달려서 메신저로 이야기 좀 하다가 드라마 보고 티켓도 좀 알아보고 있는데 문을 누가 똑똑똑~ 해서 열어보니 처음 보는 스텝이었다. 젊은 남자였는데,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걸 보니 에어비앤비 업로드하고 아고다에서 나에게 영어로 답변해 준 사람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다음 달 그러니까 내일부터 호텔은 문을 닫는다고 하면서 현관문이 저녁 9시에 닫히니 지문등록을 하겠다고 해서 내려가서 지문등록을 마치고 올라왔다.
내가 그의 영어를 잘 알아들었는지 모르겠지만 1층에 내려가니 이제까지 안 보였던 스텝까지 한 10명 정도가 있었다. 주인아저씨랑 아주머니포함해서 다들 한 달이던 두 달이던 그냥 쉬려는 모양이다. 내일 되면 알겠지 하면서 들어와서 드라마 마저 보고 6시가 좀 넘어서 저녁을 뭘 먹을까? 하다가 며칠 전부터 햄버거 먹어야지 했어서 맥도널드 햄버거랑 치킨버거랑 2개 푸드판다로 시켜놓고 내려가서 문을 여는데 안 열리는 거다! 헐! 분명히 안에서는 스위치를 누르면 열린다고 했는데? 10번을 해도 안 열려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갑자기 밤 9시부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안으로 여니까 열림 ㅋㅋ 바깥이 아니었음 ㅋㅋ 1층에 아무도 없어서 나 혼자만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다행이다 싶었다 ㅎㅎ
콜라를 세븐일레븐에서 사 오고 푸드판다 배달 잘 받아서 버거 2개에 콜라 맛있게 먹고 씻고 사진정리하고 쉬다가 갑자기 홈페이지 정리가 하고 싶어 져서 카테고리 정리를 좀 했다. 이제까지 쓴 북리뷰랑 영화 리뷰는 비공개로 전환하고 홈페이지는 온전히 여행을 위한 글들만 남겨두기로 했다. 블로그는 아카이브 기능이니 이것저것 써도 될 것 같아서 내버려두었다가 블로그도 영화 리뷰는 비공개로 전환했다. 한데 북리뷰는 정리하지 않았다. 왠지 정성스럽게 썼고, 브런치랑 블로그랑 포스트는 북리뷰가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에 내버려두었고, 그 대신 홈페이지만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번 여행에서 생각할 시간도 많았고, 이제 나도 뭔가 슬슬 이것저것 도전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 포스팅 하나를 쓴 것에 감사하고 쉬다가 잘 잤다.
여행 사담] 난 성격이 좀 급한 편이다. 아니 많이 급한 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생각에 한국사람은 대부분 성격이 급한 편인 듯싶은데, 난 거기서 조금 더 급한 편에 속하는 1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릴 때도 이 성격 때문에 많이 넘어지고, 다치고, 잘 흘리고, 덤벙댄다는 이야길 많이 들었고, 엄마의 잔소리를 늘 듣고 다녔던 아이였던 것 같다. 첫째다 보니 부모님의 사랑을 온전히 받았던 아이라서 그런지 엄마는 나를 항상 바르고 또 바르게 키우려고 노력하다 보니 뭔가 더 FM대로 살아야 할 것만 같은 첫째 딸로 키워지지 않았나 싶다. 근데 커서도 이 성경 급함은 잘 안 없어지는 것 같다. 40대에 접어들면서 많이 고쳐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덤벙대는 건 여전한 것 같고, 걸음도 다른 친구들보다는 빠른 편이고, 뭔가 빨리빨리 해야 직성이 풀린다고 해야 하나? 이건 뭐 한국인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유전적 영향이거나 내가 유독 조금 더 급한 성격이라서 그럴 것 같다. 아마 저 날도 기분이 업되어서 결국 실수가 에피소드가 된 날이 아닐까 생각된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