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비렁길
여수 10경에 꼽힐 정도로 멋진 트레킹 코스이다. 총 5개 코스, 18.5km로 이루어져 있다. 여수항에서 금오도로 가는 배편은 자주 있는 편이니 주말 1박 2일 여수, 금오도 여행을 계획해 다녀오는 것도 좋다. 필자는 4~5코스를 걸었다. 특히 5코스에서 본 뷰는 정말 멋졌다. 이글의 메인 사진이기도 한 뷰이다.
금오도 비렁길 여행정보 홈페이지 : http://tour.yeosu.go.kr/tour/leisure/walk/geumodo_bireonggil
오늘은 푹 쉬려 했으나, 연도 동생의 남동생이 휴가가 길어 다음주 선거날에도 연도에 있을 예정이라 5월 5일인 오늘 사전투표를 하러 간다고 했다. 연도에서는 사전투표소가 없었고, 투표를 하기 위해 금오도라는 연도보다 2배 이상 큰 섬으로 가야 했다. 그래서 농으로 우리가 원하는 후보를 뽑아주면 같이 가주겠다고 했더니 바로 남동생은 뽑겠다고 해서 결국 우리는 오늘 금오도 여행을 계획했다.
첫배를 타고 연도를 나와 금오도를 가기 위해서는 6시 반에 일어나야 했다. 서둘러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하고 조금 일찍 서두른 탓에 커피도 한잔 마실수 있어, 여유롭게 커피를 한잔 마시고 출발했다. 마을버스가 다니는 곳까지 약 20분간 걸어서 가야 하고, 그곳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약 10분간 가면 역포항구이다. 항에서 배 티켓을 끊고 8시 배를 타면 약 20분 만에 금오도에 갈 수 있다. 금오도는 워낙 큰 섬이라 항구가 여러 개인데 사전투표소가 있는 곳은 3 정거장 후였다.
동생들 덕분에 잘 내려서 일단 투표를 하러 남면 사전투표소로 향했다. 투표소는 한가해서 바로 투표를 할 수 있었고, 우리가 계획한 대로 다들 원하는 손가락에 인주를 묻혀와 밖에 나와서 사전투표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이제 우리의 미션은 끝. 하지만 다음배는 오후 4시 ㅋㅋ 서둘러 나온 터라 우리는 모두 배가 고팠다.
가는 길에 봐 둔 중국집이 있길래 신기해하며 (연도에는 중국집이 없다) 이곳 특산물인 방풍나물 자장면을 먹자고 신나 했다. 탕수육 하나, 자장면 둘, 짬뽕 하나를 시켜서 야무지게 먹고는 우리는 다음 선착장으로 걸어가기로 다짐을 했다. 약 6km 대장정 코스인데, 금오도가 비렁길 트래킹 코스로 유명한데, 총 5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합이 18km가 넘는다. 우리는 약 2개 코스를 걷기로 했다.
일단 슈퍼에 들러서 이것저것 구매를 하고, 커피도 한잔 사 먹고 출발했다. 3시 반까지는 도착해야 했기에 우리는 슬슬 트래킹을 시작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안도항이였는데 그곳에 가려면 안도대교까지 가야 했다. 그곳이 유명한 비렁길 4~5코스로 우리는 그곳을 돌아서 가기로 했다. 가로질러 빨리 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면 시간이 너무 여유로웠기 때문 ㅎㅎ 그래서 우리는 힘든 산등성이 코스로 향했고, 비렁길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비렁길이 벼랑길의 사투리라고 하는 걸 보니 위험하긴 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이렇게 오는지는 알겠다. 산등성위에서 보는 금오도 근처의 멋진 섬들과 바다 풍경이 정말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준다. 왜 어르신들이 이런 곳에 찾아오는지 100번 이해가 갔다. 우리도 벼랑길에서 멋진 뷰를 보고는 신나서 사진을 찍고 전망대에서 멋진 뷰를 보다가 쉬고, 잘 걸어서 목적지 근처인 안도대교까지 잘 왔다.
안도대교에서 안도항까지는 멀지 않아서 결국 우리는 3시간 정도 만에 도착했다. 잠시 쉬다가 배가 슬슬 고파서 비도 추적추적 왔고,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 컵라면 하나씩 먹자며 슈퍼를 찾았다. 우리에게 희망을 준 없는 게 없는 돌다리 슈퍼!!! 일단 컵라면을 사고 물을 끓여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해주겠다고 하고, 거기에 맛있는 김치도 주고, 밥도 준다고 하고, 커피도 준다고 해서 정중히 거절을 했다. 물과 김치만 해도 우리는 충분히 감동했다. 정말 안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슈퍼였다. 돌다리 슈퍼 사장님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어요!
우리는 따끈한 국물을 먹고는 항구 근처에 와서 쉬다가 4시 배를 잘 타고 연도 역포항에 잘 도착해 마을버스 잘 올라탔다. 그리고 동생네 잘 도착해서 아버지, 어머니께서 오늘 새벽에 잡은 농어로 만든 회덮밥을 아주 맛있게 먹고는 우리 모두 피곤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