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일차 씨엠립

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그리고 씨엠립 두 달 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어제는 그제보다는 일찍 잠이 들어서 7시쯤 잠깐 깼다가 다시 잤는데 11시까지 잤다. 일어나서 쉬다가 12시 반쯤 점심을 먹고, 예능 하나를 보고는 지난번에 읽다가 재미없어서 덮어두었던 책을 다시 꺼내서 읽었다. 4시쯤 친구가 일 때문에 집에 와서 서류를 만들어야 한다고 도와달라고 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3시간 후에 만들어 놓은 거 말고 다른 폼으로 해달라고 해서 결국 다시 만들어야 했다. 둘 다 몰랐겠지만 그래도 처음 만들어 놓은 게 열심히 만들었는데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좀 짜증 났다. 

 

 

7시쯤 저녁을 먹고 사진 정리하고 쉬다가 드라마보다 잘 잤다.

 

여행 사담] 난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편이긴 한데, 아니 잘 받는데 잘 푸는 편이다. 얼마 전 고모가 돌아가셔서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났을 때, 내가 요새 운동을 해서 살이 좀 빠졌는데, 원래 말랐는데 더 말라 보였는지 계속 먹으라고 그래서, 이건 이래서 안 먹고, 이건 안 좋아해서 안 먹고, 이건 맛없어서 안 먹고, 이러니까 ‘너 진짜 까탈스럽다’라고 말을 들었다. 근데 또 어떻게 보면 맞고, 어떻게 보면 아닌 게 배가 진짜 고프면 아무거나 다 먹을 수 있다. 내 기준에 그때는 배가 하나도 안고픈 상황이었고,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이해가 안간다고 하지만 나는 식탐이 없는 사람이라 배가 안고프면 정말 좋아하는 음식이 아닌 이상 안 먹고, 또 진짜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한입만 먹을 수 있기에 어쩌면 나는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나름 푸는 방법이 있다. 예전에는 친구들 만나서 술 먹고 수다 떨거나 잠자는 거로 풀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 기분을 글로 쓰고 나서 읽어보면 내가 나에게 위로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사실 나는 저 57일차 씨엠립 여행기에서 짜증이 났는지 몰랐는데, 글을 읽으니 내가 좀 짜증이 났었나보네? 했다. 그리고 아마 글을 썼으니 그 짜증은 생각보다 빨리 풀렸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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