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지다 보니 4월부터 조금씩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보복 소비가 꿈틀대다가 결국 5월에 폭발해버렸다. 아마 올해는 해외를 나갈 수 없기에 더더욱 가고 싶어 졌던 것 같고, 또 5월 첫 주 제주는 성수기라 대부분 많이 제주여행을 가는데 내 주위에 다들 제주도 간다고 해서 그런 것도 한몫한 것 같다. 4월에 만났던 캄보 인연 언니들 중 연극하는 영민 언니랑 제주도 계획을 세웠고, 결국 5월 셋째주에 7박 8일간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설렘은 없었던 여행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여행을 했었는데, 대부분 공항에서 비행기 타면 설레었었는데, 이번 제주여행은 설렘이 없었다. 그래서 조금 많이 아쉬웠다. 이제는 국제선을 타야지 설렐까? 한 달 이상 여행해야 설렐까? 그래서 올해 만약 해외를 못 간다면 제주 한달살이를 해볼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제주여행 가서도 평일날 주식은 1시간 정도 모니터링을 했는데, 이게 나에겐 악재였다. 교육 이수는 작년에 했는데 지점에 신청을 내가 늦게 해서 결국 지난달부터 ELW 거래를 할 수 있었는데, 선물옵션 만기일 전날에 ELW를 매수하는 바람에 매수한 금액 몽땅을 날려버렸다. 마감일까지 매도하지 않으면 ELW는 사라진다. 왜 나는 여행 가서 매수를 했을까?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비행 편을 바꿔서 1시간의 여유시간이 생겨서 이날도 매도를 걸어놨는데, 판단 실수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는데 못했다.
그래서 이번 달 트레이딩 수익은 아마 마이너스가 될 수 도 있다. ELW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는데, 왜 팔았을까? 하는 후회를 한다. 사실 그날은 내 생각엔 그 종목이 5% 이상 올라서 다음날 분명 내릴 것이라고 예상해서 1주만 남겨두고 전량 매도 후 다음날 매수하려고 했는데, 다음날도 쭉쭉 올라서 매수를 못했다. 한데 사실 다음날 매수 안한게 더 큰 잘못이다. 그 후로 그 종목은 일주일간 계속 상승해서 20%나 올랐다. 그래서 좀 많이 후회했다. 이 일을 계기로 역시 나에게 배움을 주는구나… 내 배움 값이 요정도구나 싶었다.
돌아와서 5월 말에 끝끝내 내 욕심 때문에 미국 스캘핑으로 들어가 물려있던 -70%였던 주식을 전량 매도하고, 반토막 났던 것들 등등 여러 -10% 이상의 주식들을 전량 처분했다. 하기 전엔 왜 그리 미련이 많았는지, 왜 오른다고 생각했던 건지 모르겠지만, 매도하고 나니 마음이 이렇게 편할 수 없다. 게다가 예수금이 갑자기 몇백만원이 늘어나니 기분 또한 좋다. 사실 매도를 결정한 건 장기 투자했던 베트남 주식과 중국 주식을 매도하면서 올해 해외주식 세금을 너무 많이 낼 것 같아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달 수익은 마이너스임에도 기분은 너무 가뿐하고 좋았다. 주식 이야긴 여기까지.. (이 글을 써놓고 다음날 중국 주식 한 종목이 상한가를 쳐서 너무 기뻤다. 그래도 이번달 수익은 마이너스이지만 ㅋㅋ)
4월의 마지막 날 제주여행 같이 갔던 영민 언니네 가서 항공권이랑 숙소랑 등등 마무리 짓고 집에 가기 싫어서 하룻밤을 잤더랬다. 그리고 다음날 언니가 남대문에 안경 맞추러 간다길래 나도 안경 맞출 때가 되어서 따라갔는데 항상 건대 안경점에서 맞췄던 나의 안경이 거의 배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날 처음 알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시간을 들여서 남대문에 가서 안경을 맞추기로 했다.
5월 두번째 외출은 둘째 주 주말에 미연 언니 공연이 있어서 다녀왔다. 20여 년 전 한 가수가 좋아서 갔던 콘서트 뒤풀이에서 만났던 언니와는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로 굉장히 친해졌고, 1살 차이라서 더욱더, 그리고 같은 공감대를 많이 느껴서 더욱 자주 보고 친해졌던 것 같다. 다들 밴드 한다고 악기 하나씩 배웠다가 그만뒀는데, 언니만큼은 꾸준히 열심히 해서 결국 잘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예술대학에 들어가서 음악인의 길을 걸었다. 그런 언니를 때로는 존경하고 좋아했더랬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이나 낳고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아서 결국 올해 앨범까지 냈다. 그런 언니가 Covid-19 덕분에 조촐하게 공연을 하게 되어서 초대받아서 갔다. 오랜만에 언니 얼굴도 보고, 노래도 들어서 좋았고, 다른 가수분들 공연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세번째 외출은 제주도 7박 8일 여행~
이번 여행의 컨셉은 맛집, 카페 투어였는데, 그것만큼은 잘 해냈던 것 같다. 뚜벅이 여행자라 숙소는 함덕이랑 서귀포에 잡았고, 카페패스라는 신통방통한 놈을 알게 되어서 7천원의 행복으로 일주일간 총 12곳의 카페에서 하루에 적게는 1잔, 많게는 3잔씩 커피를 마셨더랬다. 그렇게 맛있는 거 잘 먹고, 관광은 거의 안 하고, 잘 놀다 왔다.
제주여행을 다녀와서는 거의 집에만 있었고, 놀러 다녀와서 그런지 여행기랑 여행 콘텐츠도 만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집에서 사부작사부작 일을 좀 했다. 그리고 5월의 마지막 주 주말엔 베프 민숙양을 만났다. 이달에 민숙양 생일이었는데, 한번도 못 봐서 얼굴도 볼 겸 KB 쿠폰도 쓸 겸 겸사겸사해서~ 잠실에서 만나서 KB 쿠폰으로 저렴하게 스테이크 세트 먹고, 다음에도 또 오자고^^ 민숙이도 다음달에 제주여행 가서 이런저런 맛집이랑 팁 알려주고, 롯데몰 가서 아이쇼핑도 하고 스벅 가서 또 커피 마시고 이야기하다가 헤어졌다. 베프는 언제나 만나도 편하고 좋다~
5월은 이렇게 여행도 잠시 다녀오고 좋았다. 다음달엔 어딜 갈지 안 갈지 모르겠지만 소소하게 투자하면서 잘 지낼 듯싶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여름이 돌아와서 좋다~ 올해는 얼마나 더 더워질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게 훨씬 좋아서 좋다! 다들 즐거운 6월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