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난지도 언 두 달 하고 2주 차가 되었다. 이제 여행이 마지막 2주가 남은 이 상황에서 국가의 재난상태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내가 지금 머물고 있는 캄보디아 씨엠립은 대체적으로 안전한 편이라 실감하진 못하고 있는 편이나 바로 어제 귀국 항공편이 취소되었다는 메일을 받고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1월 14일 캄보디아 씨엠립에 입국하고 줄곧 친구네 집에서 잘 지내고 있다. 인스타에 사진도 올리다 맨날 같은 사진만 올리는 것도 지겹고, 매일 같은 일상이라서 보는 이들도 나도 뭔가 굳이 누가 이런 사진을 또 볼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상황이 상황인데 나만 노는 걸 올리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너무 잘 지내고 있어서 탈일 정도로 그냥 맨날 영화, 드라마, 예능 보면서 잘 놀고 있다. 한국에 있어도 변한 건 없었을 거다. 외출을 조금 자제했을 뿐 생활패턴이 달라지진 않았을 것 같다. 이곳은 매일 낮 기온이 30~35도를 넘나들기 때문에 코로나의 영향을 덜 받고 있어 외출을 자제하진 않는다. 친한 동생을 가끔 만나거나 친구랑 외식을 하는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씨엠립은 11년 차라 10회 이상 방문해서 유적은 안 간다. 구체적인 일상은 앞서 언급했듯이 10시쯤 일어나서 세수하고 친구네 거실로 내려와서 휴대폰 확인하며 물 한잔 마시고, TV를 켠다. 예능이나 영화, 드라마를 보고 점심 먹고, 저녁도 먹는다. 친구네 집에 가정부가 있어서 청소 빨래 밥도 할 필요 없고, 차려달라고 하면 차려준다. 친구네 집 강아지랑 놀기도 하고, 약속이 있으면 나가기도 하고 그런다. 이런 일상이 지금까지 약 한 달 하고 2주 차다.
담주엔 호텔 리뷰 작업이 2건이 있고, 아마 이걸 마무리하고 3월 10일에 태국 방콕으로 넘어가서 방콕에서 인천행 항공편이 입국이 될 때 한국에 들어갈 것 같다. 계획 없던 여행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평범하게 잘 지내고 있어서 안심이기도 하고 나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 가장 평범한 게 가장 하기 힘든 거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최근 몇 년간 아주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 같아서 이 행복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두려울 때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주식투자를 해볼 생각이다. 적은 금액이지만 조금씩 투자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번이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조금씩 공부하면서 투자하려 한다. 부동산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이곳에 올 때는 부동산과 주식 중 무엇을 중점적으로 할지 고민했는데, 답을 얻어가는 여행이 되어서 그것만으로도 값진 여행이 될 것 같다. 본인의 투자는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이기 때문에 알아서들 잘하시겠지만 오지랖 부리는 것 같지만 암턴 이럴 때 또 잘 투자하면 수익을 더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하이리스크 하이리턴해보려 한다.
캄보디아는 여행 비자로 30일 체류 가능하며, 한 달에 한해 연장 가능하다. 그래서 2월 초에 비자 연장을 신청했다. 프놈펜이 다녀오면 하루 종일 걸리기도 하고 교통비 비자피 등등하면 여행사에 대행 맡기는 게 편하고 좋다. 여행사에서 3주 걸린다고 했는데, 연락은 13일 차에 왔다. 대부분 처리는 약 2주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비자 연장 잘하고 잘 지내고 있다.
2월 25일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 편이 취소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 후로 며칠 동안 환불을 받고 다른 항공권으로 끊을지 아니면 조금 더 동남아 여행을 하다가 안전하게 4월에 갈지 고민하고 있다. 한데 3월에 한국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은 거의 없어서 아마도 4월에 들어갈 것 같다. 다들 건강하시고, 따뜻한 봄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