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그리고 씨엠립 두 달 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갓 쑤언 깨우 야시장 (Night Market Kad Suan Kaew)
갓수언깨우 쇼핑몰 앞에서 매주 목~토요일 저녁에 열리는 야시장으로 소규모지만 생각보다 저렴하게 맛있는 음식이나 간식을 즐길 수 있다. 현재는 공연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Covid-19가 터지기 전에는 라이브 공연도 해서 맥주와 안주를 사서 공연을 보면서 야시장을 즐기기도 했다. 마야몰 야시장과 원님만에 비해서는 소규모지만 이 근처에 숙소가 있다면 갓수언깨우 들리면서 요깃거리 사러 가기에도 좋고, 한번쯤 방문해 볼만한 곳이다.
올해의 마지막 날이 D-1인데 드라마가 너무 재밌어서 아침까지 보다가 잤는데, 알람 11시에 울려서 다시 끄고 오후 4시쯤 일어났다. 11시 이후로 1시간 간격으로 일어났다 다시 잠들었다를 반복했는데 피곤했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잠이 계속 와서 그냥 잤다. 배도 안고파서 결국 5시에 맞춰서 아점 겸 일몰 커피타임을 하고는 6시쯤 갓수언깨우로 향했다.
창비어도 사다 놓을 겸, 어제 먹었던 돼지고기에 찰밥 사서 돌아와서 드라마 보다가 9시쯤 저녁으로 남은 쏨땀이랑 해서 맛있게 먹고 마지막 회까지 야무지게 보고는 잘 잤다.
여행 사담] 전에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나름 계획을 세우고 떠나는 편에 속하는 1인으로 계획적인걸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 사람 같다. 무계획이라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여행을 하면서 길을 잃어도 보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닥쳤을 때 오는 힘듬도 있었지만, 불확실성에서 오는 추억과 행복감도 때론 여행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여행을 다 하고 난 후에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어느 정도 큰 틀의 계획은 세우고 여행을 떠나지만, 세세한 디테일한 계획은 없이 떠나는 편이다.
무계획으로 그냥 떠났을 때의 불확실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도시에서의 좌충우돌 경험이 오히려 여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한순간이 될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일들이 닥칠지 모르기에 내 여행기를 기다리는 분들께 매주 업로드되는 글을 못 올리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리 3개월치 글을 예약하고 가는 편이다. 내가 지금 이 시국이 시작된 때부터 이렇게 매주 글을 올릴 수 있게 된 것도 아마 나의 이런 계획적인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매번 내가 성실히 놓치지 않고 하는 일은 그날 찍은 사진은 무조건 당일에 모두 정리하는 것. 만약 여행을 떠났다면, 그날그날의 일기와 가계부는 되도록이면 그날 쓴다. 외출하기 전 날씨 체크, 맛집 쉬는 날 체크, 관광지 문 닫는 날 체크 등등 까먹지 않았다면 미리미리 알아두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맛없는걸 먼저 먹고, 숙제는 미리하고 놀았고, 회사에서도 일 다 해놓고 노는 편인 나에게 여행 떠나기 전이 오히려 여행 떠난 후보다 훨씬 바쁘고, 정신없는 계획적이고, 성실한 사람으로 변하는 시간이 된다. 여행기가 부족해 이렇게 사담으로 채우는 점 양해 바랍니다. 오늘의 사담 끝.